둘째는 아무래도 회복이 느려서 조리원으로는 부족했다. 아직 서비스 지원 신청기간이 남아 산후도우미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인천에서 산후도우미 후기들을 찾아보다가 내 상황과 비슷한 상황에 있으셨던 산모님께서 너무나 좋은 후기를 남겨주신 엔젤스맘에서 산후도우미를 구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회사가 어디든 도우미 성향과 능력은 다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조금 걱정이 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산후도우미를 구하는 데 앞서 내가 고려했던 우선순위들은 이러했다.
신생아를 안전하게 케어하는지 (부드럽게 다루는지, 여아 씻길 때 물온도 체크, 기저귀 갈이대에 두고 다른 일을 하지는 않는지, 아이를 보며 핸드폰을 하는지 등등)
식사준비 (몸조리하면서 너무 대충 먹고 있었기에 제 시간에 식사를 잘 준비해주시길)
본인의 육아스타일 고집하지 않고 소통이 잘 되는지 (나이드신 분들이 많으신데 간혹 본인들의 육아원칙을 고집하여 산모들이 맘고생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기대반 염려반인 마음으로 관리사님을 맞이했는데 신기하게 만나자마자 뭔가 믿음직했던 것 같다. 남편이 늦게 퇴근하기에 나는 오전보다는 차라리 오후에 도움이 많이 필요해서 시간을 조정했는데 11시 출근이었으면 10시 반쯤에는 어김없이 도착하셨다. 집에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고 말하시는 아주 부지런하신 성향의 관리사님이셨다.
근무하시는 첫날부터 나는 병원진료가 예약되어 있었기에 관리사님께 아이를 몇시간씩 맡기고 갔는데 크게 걱정이 되지않았다. 거실에도 안방에도 홈캠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카메라로 볼 때마다 아이를 안고 토닥거리시고 계셨다. 우리 집에는 텔레비젼도 없고 그 오랜시간 핸드폰도 한번 들여다보실 법했는데 전혀 들여다보시지 않으셔서 놀랐다.
그분은 주방을 좋아하시는 분이셨다. 주방정리만큼은 확실하게 해주셔서 그분이 계신 동안에는 주방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게 너무 좋았다. 매 끼니 뭔가 새로운 걸 만들어주시고 내가 맛있게 먹으면 참 좋아하셨던 모습이 기억난다. 첫날에 해주신 달걀말이에는 정성이 참 많이 들어갔다. 내가 모양을 보고 감탄하자 관리사님께서 "저는 이런 거 좋아해요. 같은 음식이라도 뭔가 대접받는 느낌이 들잖아"라고 얘기해주신 게 생각난다. 그동안 시간이 없다고 그릇 하나에 뭐든 다 집어넣고 끼니를 때우다가 그런 말을 들으니 뭔가 울컥했다.
일을 하시다가도 아이를 돌봐야할 때가 오면 손이 차다며 수건으로 닦으신 다음에 손을 비벼 온도를 좀 올리고 안아주시고, 아이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이뻐해 주셔서 참 감사했다. 아무래도 옛날 어른들이 그러시듯 아이가 잠들어도 계속 안고 계시길래 아이가 잠들려고 하면 바로 눕혀달라고 말씀드리니 그 다음부터는 바로 그렇게 해주셨다. 덕분에 맛있는 음식 먹으며 잠도 좀 더 자고 행복했던 2주가 금방 지나가버리고나니 또 그 시간이 그리워진다.
본인이 하시는 일에 최선을 다하시고 자부심을 느끼시는 관리사님이 다음에도 좋은 가족을 잘 만나 행복하게 일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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